베트남 구찌 터널 완전 탐구(지하 3층, 250km의 전쟁 기억)

“빛 없는 땅속에도 삶은 있었다”

베트남 호찌민시 북서쪽, 도시의 혼잡함을 벗어나 초록 논밭을 지나고 나면 한적한 시골 마을이 펼쳐진다. 이곳, **구찌(Củ Chi)**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 땅 아래엔 전쟁의 상흔이 켜켜이 쌓여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구찌 터널(Củ Chi Tunnels)**이 있다.

구찌터널 내부

1. 구찌 터널이란?

구찌 터널은 베트남 전쟁(1960~1975) 당시 북베트남군(베트콩)이 미군 및 남베트남군과 싸우며 활용한 거대한 지하 터널망이다.
원래는 1940년대 프랑스 식민지 저항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총 250km, 깊이 3층 구조까지 확장되었다.

단순한 ‘지하 도로’가 아니다.
이 안엔 병원, 회의실, 주방, 무기 창고, 생활 공간, 학교, 심지어 출산 공간까지 갖춰져 있었다.
즉, 지상에서 모든 것이 불가능할 때, 지하에서 하나의 마을을 만든 것이다.

구찌터널 내부

2. 구조: 땅속 마을의 디테일

● 터널 깊이

1층: 3m – 생활 및 이동

2층: 6m – 회의실, 무기고

3층: 10m – 최후의 피난처


● 환기 시스템

겉에서 보면 작은 흙구멍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환기용 굴뚝’**으로 연기나 공기가 배출된다.

● 위장 출입구

0.5평도 안 되는 작은 입구, 낙엽과 흙으로 덮어 위장함.

입구 위치는 매일 바꾸기도 했다.


● 주방 구조 (Hoàng Cầm stove)

연기가 지면 아래로 퍼지도록 특수 설계.

낮에는 요리하지 않고 이른 새벽 3~5시에만 취사.

구찌터널 함정

● 덫과 함정

뾰족한 대나무창, 회전형 함정 등 심리적 공포를 극대화한 전쟁 도구가 설치되어 있다.


3. 역사적 의미

1968년 테트 공세(Tet Offensive) 당시, 구찌 터널은 사이공 공격의 거점 역할을 했다.
미군은 ‘지옥의 미로’라 불린 이 터널을 제거하기 위해 크림프 작전(Operation Crimp), **시더 폴스 작전(Operation Cedar Falls)**을 펼쳤지만, 완전 파괴에는 실패했다.

이 터널은 단순한 전술 공간이 아닌, 베트남인의 끈질긴 생존과 저항의 상징이었다.


4. 오늘날의 구찌 터널 – 살아있는 전쟁 박물관

현재 구찌 터널은 ‘벤딘(Ben Dinh)’과 ‘벤득(Ben Duoc)’ 두 구간으로 운영된다.

벤딘: 관광객용으로 일부 통로를 확장, 체험 중심.

벤득: 원형 보존이 잘 되어 있어 역사적 깊이를 느끼기에 좋음.


관람 요소

실제 터널 탐험 (짧은 구간 직접 기어가기)

전쟁 함정 전시

야전 병원, 무기 제작소 모형

실제 총기 사격 체험장 (AK-47, M16 등)

징병 기피 방법, 베트콩 생활용품 전시


5. 여행자 가이드

위치 호찌민시 구찌 지구 (시내에서 약 70km)

교통 차량/택시 약 1.5시간, 보트 약 75분

운영시간 매일 07:00~17:00

입장료 ( 구찌터널이 2개)
Ben Dinh: 약 90,000 VND  

Ben Duoc: 약 110,000 VND

소요시간 약 2~3시간 체험 (왕복 포함 반일 코스)

추천 연령 10세 이상 (좁고 어두운 공간 있음)


6. 여행자의 시선

구찌 터널은 놀라움, 두려움, 숙연함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어두운 땅속을 기어가다 보면, 단순한 호기심이 역사적 공감으로 바뀐다.

“과연 나는 그 시절, 이 안에서 살 수 있었을까?”
그 질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7. 여행 팁

운동화, 가벼운 복장 필수 (터널 내부 습하고 좁음)

폐쇄공포증 있는 분은 외부 관람만 추천

가이드 동행 시 역사적 배경 설명 듣기

사격 체험은 소음 크므로 귀마개 준비 권장

노인·아이 동반 시 벤득 코스 추천


마무리 한 줄

“지하의 그늘에서 자란 저항의 뿌리,
구찌 터널은 전쟁을 살아낸 사람들의 기록이다.”